서울 도심 속 폐허, 낙산성곽 아래 숨겨진 병원
1. 폐허의 입구, 성곽 아래 침묵의 공간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성곽길을 따라 낙산공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도시의 생동감은 어느 순간 잠잠해진다. 낙산성곽 아래, 수풀 사이로 감춰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정체불명의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낡고 금이 간 시멘트 외벽, 닫히지 않은 철문, 그리고 멀리서도 풍기는 곰팡이 냄새. 이곳은 한때 병원이었던 폐건물로, 지금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은밀하게 방치된 폐허로 남아 있다.이 병원의 정확한 이름은 오래전 철거 기록과 함께 잊혔지만,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산 밑 병원" 혹은 "폐정신과"로 부른다. 몇몇 도시탐험가(Urbexer)들의 SNS를 통해 전해지는 내부 사진은, 낙후된 병상, 뒤틀린 휠체어, 벽에 걸린 낡은 차트 등이 그대로 방치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