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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폐허 탐방66

제주 사라진 워터파크, 버려진 물의 도시 물의 낙원이었던 그곳, 폐허가 된 유희의 공간제주 동부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잡초로 가득한 넓은 부지 한가운데 정체불명의 슬라이드 구조물이 삐죽 솟아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아무런 표식도 없고 사람도 드물지만, 이곳은 한때 가족과 연인들이 몰려들던 유명 워터파크였다. 2000년대 중반 개장한 이 워터파크는 제주 관광객 증가에 발맞춰 수상 레저의 허브를 자처했으나, 개장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쇄되었다.물결 모양의 구조물, 곡선을 그리는 슬라이드, 해변과 연결된 풀장 등은 지금도 그 형태를 간직하고 있으나, 물은 말라버렸고 철골은 녹이 슬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높이 솟은 메인 타워인데, 과거에는 수백 명의 발자국이 오르내리던 계단이 이제는 삐걱거리는 소리만 남았다. 폐허라는 말은.. 2025. 6. 21.
제주 구 외국인 리조트 단지, 폐허의 휴양지 번영의 꿈이 멈춘 그곳 – 리조트의 잔해를 마주하다제주 서귀포시 한적한 해안가. 한때 외국인 전용 리조트 단지가 들어서며 ‘한국의 몰디브’를 꿈꾸었던 지역이 있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완만한 언덕과 천혜의 자연 경관, 그리고 고급스러운 설계를 자랑하던 이 단지는 2000년대 초반 외국 자본과 함께 대대적인 개발 계획이 추진됐으나, 경기 침체와 투자 철회로 결국 완공되지 못한 채 사업이 중단됐다.현재 이 리조트 단지는 ‘폐허’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호텔동의 외벽은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수영장 부지는 잡초로 뒤덮였다. 미완공 상태로 수년간 방치된 건물들은 도중에 건축이 중단된 탓에 구조적 안정성조차 불확실하다. 출입을 막는 울타리는 오래전에 무너졌고, 지역 주민들조차 “어디가 어딘지 모.. 2025. 6. 20.
대구 ○○역 인근 폐건물 탐방 – 철로 옆 유령지대 역 주변의 잊힌 공간, 철로 옆 폐허의 존재감대구 ○○역은 과거 수많은 승객과 화물이 교차하던 지역 교통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철도 수송량이 줄고, 도시 재개발이 주요 거점으로 이동하면서 역세권의 일부는 점점 관심에서 멀어졌다. 특히 역사 후방의 철로 옆, 한때 창고와 숙소, 조그만 물류 사무실이 밀집했던 구역은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이 일대는 외형적으로는 아직 ‘도시’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유령도시에 가깝다. 오래된 석조건물과 시멘트 블록으로 지어진 2~3층 규모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으며, 곳곳에 깨진 창문과 녹슨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철도와 평행하게 이어지는 골목은 무거운 침묵 속에서 오로지 바람 소리만을 허용하고, 밤이면 가로등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 적막은 더 깊.. 2025. 6. 19.
순천 폐산업단지 촬영 후기 – 시간 속에 머문 공장 유휴지로 남겨진 철의 구조물, 폐산업단지의 첫인상 전라남도 순천은 정원도시이자 생태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도심 외곽에는 산업의 시대가 남긴 거대한 잔상이 남아 있다. 바로 순천 ○○산업단지. 한때 화학 가공과 기계 조립으로 붐비던 이곳은 199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주요 기업의 철수와 함께 급속도로 기능을 잃었다. 지금은 일부 창고와 공장동이 남아 있을 뿐이며, 나머지 지역은 철거된 뒤 유휴지로 방치돼 있다.폐허가 된 산업단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기자재나 생산 설비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 규모다. 붉은 벽돌의 외장재로 마감된 긴 창고, 내부가 텅 빈 컨베이어 구조물, 그리고 녹이 슨 환기 덕트들이 이어져 있다. 곳곳에 적재된 철제 드럼통과 방치된 지게차의 바퀴자국은 아.. 2025. 6. 19.
광주 ○○중학교, 페인트 벗겨진 칠판 속의 기억 골목 어귀에서 멈춘 시간, 폐교의 첫인상광주 북구의 한 오래된 주택가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철제 대문이 녹슬어 벌어져 있는 폐교 한 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중학교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곳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운영되던 지역 중학교로, 당시에도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소규모 교육기관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인근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고, 대형 학교로 통폐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폐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은 낡은 운동장과 무너져 내린 담벼락, 잡초로 덮인 교문만이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대문을 넘어서 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시간이 20년쯤 멈춘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곳곳에 남아 있는 표어, 일기장 조각, 그리고 아직도 매단 채로 남은 학급 안내표는 누군가 이곳에서.. 2025. 6. 18.
전주 폐기된 화학 공장의 위험한 탐험기 전주 외곽의 잊힌 공간, 화학 공장 폐허 전주시의 동쪽 외곽, 논과 밭이 드문드문 섞여 있는 공단 지역에 자리한 폐기된 화학 공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시멘트 건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느껴지는 독특한 냄새, 깨진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붉은 조명, 그리고 지붕 너머로 드리워진 대형 파이프 구조물은 이곳이 과거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었음을 예고한다. 이 공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작동하던 화학 가공시설로, 주로 농약 원료와 고분자 화합물 중간재를 생산하던 곳이다. 정확한 폐쇄 사유는 확인되지 않지만, 환경오염 문제와 함께 시설 노후화로 인해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이 장소는 공식적으로 ‘접근 금지 구역’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으나, 지역 주민들.. 2025.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