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학교, 페인트 벗겨진 칠판 속의 기억
골목 어귀에서 멈춘 시간, 폐교의 첫인상광주 북구의 한 오래된 주택가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철제 대문이 녹슬어 벌어져 있는 폐교 한 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중학교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곳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운영되던 지역 중학교로, 당시에도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소규모 교육기관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인근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고, 대형 학교로 통폐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폐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은 낡은 운동장과 무너져 내린 담벼락, 잡초로 덮인 교문만이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대문을 넘어서 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시간이 20년쯤 멈춘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곳곳에 남아 있는 표어, 일기장 조각, 그리고 아직도 매단 채로 남은 학급 안내표는 누군가 이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