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속 폐허, 낙산성곽 아래 숨겨진 병원
1. 폐허의 입구, 성곽 아래 침묵의 공간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성곽길을 따라 낙산공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도시의 생동감은 어느 순간 잠잠해진다. 낙산성곽 아래, 수풀 사이로 감춰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정체불명의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낡고 금이 간 시멘트 외벽, 닫히지 않은 철문, 그리고 멀리서도 풍기는 곰팡이 냄새. 이곳은 한때 병원이었던 폐건물로, 지금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은밀하게 방치된 폐허로 남아 있다.이 병원의 정확한 이름은 오래전 철거 기록과 함께 잊혔지만,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산 밑 병원" 혹은 "폐정신과"로 부른다. 몇몇 도시탐험가(Urbexer)들의 SNS를 통해 전해지는 내부 사진은, 낙후된 병상, 뒤틀린 휠체어, 벽에 걸린 낡은 차트 등이 그대로 방치된 ..
인천 폐교 탐방기 – 교실 속에 갇힌 시간들
1. 잊힌 배움터, 인천 폐교의 시간 정지 인천광역시는 과거 산업 중심 도시로 급격한 인구 유입을 경험했지만, 2000년대 이후 학령인구 감소와 도시재개발로 인해 수많은 학교가 문을 닫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특히 부평, 동구, 강화, 중구 일대에는 폐교된 초·중·고등학교가 다수 존재하며, 이 중 일부는 여전히 방치된 상태로 남아 도시의 음영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필자가 찾은 이곳은 인천 ○○구의 ○○초등학교, 1990년대 후반까지 운영되었으나, 주변 재개발로 인해 2000년대 초 폐교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용도 없이 시간이 멈춘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교문은 녹이 슬고, 운동장의 잡초는 허리춤까지 자라며, 건물 외벽의 페인트는 오래전 벗겨진 채 바람에 깎여 나갑니다.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