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폐허 탐방66 [해외탐방]캄보디아 보크산 카지노 – 정글에 삼켜진 도박의 요새 프랑스 식민시대의 유산, 해발 1,000미터 위의 폐허캄보디아 남부, 해발 약 1,0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보크산(Bokor Mountain)은 한때 식민 지배의 상징이자 휴양지로 조성되었던 장소다. 이곳에 세워진 '보크 힐 스테이션(Bokor Hill Station)'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시절인 1920년대 초에 건설된 복합 단지로, 식민 지배계층과 고위 관료들이 무더운 플놈펜을 떠나 시원한 고지에서 지내기 위해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보크산 카지노와 고급 호텔이 있었다.카지노 건물은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과 아르데코의 절충으로 지어졌고, 당시에는 유럽식 마감재와 수입 가구, 회전 계단 등 호화로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해안선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은 이 카지노는 캄포트만과 시아누크빌이 한.. 2025. 7. 15. [해외탐방]일본 군칸지마(군함도) – 산업의 유령섬 탄광의 섬, 군함도로 불리다나가사키현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작고 거대한 폐허, 하시마섬(端島)은 '군칸지마(軍艦島)'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군함도’란 별칭은 섬의 외형이 해상에서 바라볼 때 마치 전함(군함)처럼 보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일본 해군의 전함 '도사(土佐)'와 유사한 형태라는 평가를 받아, 이 명칭은 이후 공식적인 관광 자료에도 함께 쓰이게 되었다. 이 작은 인공 섬은 한때 일본 근대화의 상징이자,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인구밀도의 주거지가 존재했던 공간이기도 했다.하시마섬의 역사는 1810년대부터 시작되며, 본격적인 탄광 개발은 메이지 시대 이후 미쓰비시 그룹이 이곳의 석탄 채굴 권리를 획득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일본의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시기, 이 섬은 막.. 2025. 7. 14. [해외탐방]하와이 코코넛 아일랜드 유기 실험실 – 버려진 과학의 요새 코코넛 아일랜드, 과학이 머물렀던 섬하와이 오아후 섬 동쪽, 힐로만 근처에는 한때 첨단 해양생물 연구가 이루어졌던 작은 섬이 있다. ‘모쿠 오로에(Moku o Loʻe)’라는 전통 명칭을 가진 이 섬은, 대중에게는 ‘코코넛 아일랜드(Coconut Island)’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단순한 휴양지나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라, 20세기 중반 이후로 과학적 탐구의 무대였던 장소다. 특히 1990년대까지 하와이 해양생물 연구소(HIMB)의 부속 실험실과 관측 시설이 집중적으로 운영되던 장소로, 해양학 및 생태학 분야 연구의 최전선이었다.섬은 인공 교량으로 오아후 본섬과 연결되어 있어 물리적으로는 고립되지 않았지만,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상 독립적인 생태 실험이 가능했던 것이 가장 큰 특.. 2025. 7. 14. [해외탐방]미시간 이스트타운 학교 폐허 – 낙서로 남은 교육의 자취 닫힌 교문, 열린 기억미시간 북부, 이스트타운의 오래된 학교 하나가 지금은 폐허가 되어 바람만 드나드는 공간이 되었다. 도시가 외곽으로 팽창하면서 중심지에 남은 이 작은 학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그 누구도 새 주인을 자처하지 않은 채로 수십 년의 세월을 견뎌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건 삭막한 벽돌 외벽과 덜컥거리는 낡은 철문, 그리고 창문을 막아놓은 나무 판자들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공간이 전하는 첫 감정은 침묵이었다. 마치 그 침묵이 모든 걸 설명해주려는 듯, 바람이 낡은 창살 사이로 스며드는 소리마저 지나간 시간을 속삭이는 듯했다.입구에는 붕괴 위험 경고 팻말이 달려 있었고, 외벽 곳곳엔 낙서와 페인트 자국이 널려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반항의 흔적이라기보다는,.. 2025. 7. 13. [해외탐방]콜로라도 록스프링스 유령 광산 – 은광의 황혼기 부서진 지붕 아래에서 시작된 여정새벽 공기는 무채색이다. 콜로라도 서부, 록키 산맥 능선 사이를 따라 굽이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람의 기척은 멀고, 이름 모를 바람과 마른 흙의 냄새만이 주변을 감싼다. 그곳, 록스프링스. 지도를 아무리 확대해도 그 이름은 남아 있지 않다. 이제는 누구도 살지 않고,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유령 도시.록스프링스는 한때 은으로 반짝였다. 1880년대, 지질학자들이 암석을 뚫어 은광을 발견한 이후부터 채광은 곧 삶이 되었다. 광부들은 매일 깊은 갱도로 들어갔고, 아이들은 기숙사 겸 학교로 향했다. 통조림 공장, 우체국, 교회까지 들어서며 이곳은 작은 하나의 세계처럼 작동했다. 그러나 그 황금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광맥은 생각보다 짧았고, 은값은 대공황과 함께 곤두박질쳤다. 투.. 2025. 7. 12. [해외탐방]콜로라도 록스프링스 유령 광산 – 은광의 황혼기 로키산맥 품은 은광 도시의 탄생과 몰락콜로라도 서부 록키산맥의 깊은 협곡 속, **록스프링스(Rocksprings)**는 19세기 후반 은광 붐이 절정이던 시기에 번성한 채광 도시였다. 주변에는 풍부한 은과 납 광맥이 분포했고, 은광주는 이를 바탕으로 급속히 도시를 건설했다. 1880년대 초반만 해도 광산 노동자와 상인들이 몰려들면서 학교, 교회, 술집, 호텔, 은행이 줄지어 세워졌다.하지만 은값이 붕괴되고 채굴이 어려워지자, 인구는 빠르게 떠나기 시작했다. 1910년대 이후 대부분 마을은 포기되었고, 현재는 단 몇 채의 건물과 무너진 광산 입구만이 남아 있다. 이곳은 이제 **“광산의 황혼”**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과거의 영광이 완전히 사라진 장소다. 녹슨 구조물과 얼음처럼 차가운 침묵탐방객들이.. 2025. 7. 12.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