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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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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탐방]인도 다라비 슬럼 내 폐병원 – 도시 빈민의 그림자 뭄바이의 심장부, 다라비라는 세계인도 뭄바이 중심부에 위치한 다라비(Dharavi)는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슬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면적은 약 2.1km²에 불과하지만, 추산에 따르면 7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좁은 골목과 블록 형태의 판잣집이 미로처럼 얽힌 이곳은 단순한 빈민가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자생적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다라비는 오래전부터 이주노동자, 무허가 거주자, 극빈층 등이 모여든 공간이었다. 동시에 이곳은 플라스틱 재활용, 가죽 생산, 도자기 공방 등 다양한 소규모 제조업의 거점이기도 하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고밀도 자생 경제’가 형성되어 있지만, 위생 인프라와 공공서비스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시스템이 사실상..
[해외탐방]캄보디아 보크산 카지노 – 정글에 삼켜진 도박의 요새 프랑스 식민시대의 유산, 해발 1,000미터 위의 폐허캄보디아 남부, 해발 약 1,0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보크산(Bokor Mountain)은 한때 식민 지배의 상징이자 휴양지로 조성되었던 장소다. 이곳에 세워진 '보크 힐 스테이션(Bokor Hill Station)'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시절인 1920년대 초에 건설된 복합 단지로, 식민 지배계층과 고위 관료들이 무더운 플놈펜을 떠나 시원한 고지에서 지내기 위해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보크산 카지노와 고급 호텔이 있었다.카지노 건물은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과 아르데코의 절충으로 지어졌고, 당시에는 유럽식 마감재와 수입 가구, 회전 계단 등 호화로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해안선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은 이 카지노는 캄포트만과 시아누크빌이 한..
[해외탐방]캘리포니아 보디 유령 마을 – 서부 개척시대의 흔적 황금열풍과 함께 태어난 도시미국 캘리포니아 북동부, 시에라네바다 산맥 자락에 위치한 **보디(Bodie)**는 한때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했던 활기찬 광산 마을이었다. 19세기 후반,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러시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 1859년 윌리엄 보디(William S. Bodey)가 금을 발견하면서 이 지역은 순식간에 인구와 자본이 몰려들던 황금의 도시로 떠올랐다.광산업이 번성하면서 도시는 확장되었고, 술집과 매춘굴, 오락실, 교회, 학교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섰다. 하지만 보디는 번영과 동시에 혼돈을 품었다. 범죄, 살인, 화재, 파업이 일상이었으며, 당시를 살아간 이들은 “보디에 가는 사람들은 지옥으로 간다(Bodie, a hell on earth)”고 묘사할 정도였다.그러나 금맥은 오..
[해외탐방]뉴욕 러즈벨트섬 폐 병원 – 고립된 섬 속 유령 병동 동강난 도시의 조각, 러즈벨트섬의 이면맨해튼과 퀸스 사이, 이스트강 한복판에 위치한 러즈벨트섬(Roosevelt Island)은 겉보기에는 현대적인 아파트와 산책로가 어우러진 조용한 주거지다. 그러나 이 고립된 섬의 남단에는 뉴욕 시민들조차 잘 모르는 한 폐허가 조용히 서 있다. 바로 스몰팍 병원(Smallpox Hospital), 또는 공식 명칭인 루즈벨트 아일랜드 스몰팍 병원 유적이다.19세기 중반, 뉴욕시는 당시 만연하던 천연두(Smallpox) 환자들을 도시 외곽으로 격리하기 위해 이 섬에 병원을 세웠다. 1856년 완공된 이 병원은 미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 격리 병원이자, 뉴욕 공공보건의 상징적인 유산이다. 도시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절박한 대응이, 바로 강을 사이..
[해외탐방]미국 디트로이트 폐공장 밀집지 – 산업화의 몰락 포디즘의 발상지, 무너진 산업 제국의 도시미국 미시간 주의 중심에 위치한 디트로이트는 한때 '모터 시티(Motor City)'라는 찬사를 받던 세계 최대의 자동차 산업 도시였다.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두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었으며, 20세기 초중반 이 도시는 포디즘(Fordism), 즉 대량 생산·대량 소비 체제의 상징이었다. 당시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조립라인에 배치되어 차량을 조립했고, 산업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기능했다.그러나 197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의 구조 재편, 아시아 제조업의 부상, 석유 위기와 노사 갈등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자동차 산업은 급격한 쇠퇴를 맞이했다. 기업들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동화를 가속화했고, 디트로이트는 그와..
[해외탐방]체코 군사 요새 티레진 – 감시의 벽 너머로 오스트리아 제국의 전략적 요충지체코 북부의 작은 도시 티레진(Terezín)은 겉보기에 조용하고 평범한 시골 마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곳에는 18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 요제프 2세가 건립한 거대한 군사 요새가 남아 있다. **티레진 요새(Fortress Terezín)**는 프로이센과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방어기지로, 광범위한 방벽, 지하 터널, 외곽 보루, 그리고 주변을 감싸는 수로 시스템이 특징이다.이 요새는 1790년부터 군사 시설로서의 기능을 시작했으며, 이후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까지 유럽 군사사의 다양한 격변기마다 역할을 달리하며 유지되었다. 특히 강제 노역소, 무기 창고, 포로 수용소로 활용되면서 단순한 방어 요새가 아닌, 통제와 억압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인식되..